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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챌린지

[15분 챌린지] 인간의 존재 이유

장유찬
2026년 5월 1일· 0

우리는 평생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살아갑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즉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남과 어떻게 다른지 정의될 때 비로소 선명해집니다.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선명한 경계선은 크게 두 가지 길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바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확인하는 나의 위치, 그리고 아무런 비교 없이도 나를 완성하는 '취향'입니다.

첫 번째로, 우리는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를 발견합니다. 이를 사회심리학에서는 '사회 비교 이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키가 큰지 작은지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 옆에 서 있는 다른 사람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내가 빠른지 느린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 나를 앞질러 가거나 내가 누군가를 추월할 때 비로소 '나의 속도'라는 개념이 생겨납니다. 이처럼 타인과의 비교는 내가 사회 속에서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알려주는 아주 일차적이고 객관적인 이정표가 됩니다.

하지만 비교만으로는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비교는 늘 남을 의식하게 만들고, 결국 나를 타인의 기준에 맞추게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취향'이 등장합니다. 취향은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고유한 무늬입니다. 만약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다고 해도, 내가 여전히 좋아하고 선택할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짜 취향입니다.

취향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오며 겪은 수많은 '경험의 찌꺼기'들이 모여 만들어진 결정체입니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맡았던 낯선 풀꽃의 향기, 우연히 들은 음악이 주었던 전율, 비 오는 날 창밖을 보며 느꼈던 묘한 우울함 같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이건 나랑 잘 맞아"라고 느끼는 것들을 골라내고, "이건 불편해"라고 느끼는 것들을 흘려보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안목'입니다. 안목은 마치 고운 체와 같습니다. 우리는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수천 가지 정보 중에서 내 마음을 울리는 것들만 이 체를 통해 걸러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화려한 명품 가방보다 오래된 헌책방의 종이 냄새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낍니다. 누군가는 유행하는 최신 팝송보다 30년 전 통기타 선율에 마음을 뺏깁니다. 이렇게 내 안목이라는 체에 걸러져 끝까지 남아있는 것들, 그것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의 유일무이한 세계를 구성합니다.

결국 존재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구별 짓는 일입니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세상 속의 내 위치를 파악하고, 나만의 취향을 통해 내 내면의 깊이를 채워가는 과정입니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정답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감정들을 토대로 나만의 '좋음'을 쌓아가는 것. 그 안목의 결과물들이 모였을 때, 우리는 비로소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가 됩니다. 당신이 오늘 선택한 한 잔의 커피, 당신이 머무는 공간의 분위기, 당신이 즐겨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바로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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