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의도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관연 옳은 것일까.
나는 내가 유리하도록 상대를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말과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느낌이다.
누군가가 특정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말을 고르고, 상황을 설계하는 것 자체가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 사람의 판단 과정에 내가 개입하는 느낌, 순수성을 흐리는 느낌이 싫은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있는 그대로의 선택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면,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게 된 거 였으면 좋겠다.
그래서인지 나는 나를 드러내는 일, 흔히 말하는 자기PR 같은 것에 아직은 어색함을 느낀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나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지키는 게 아니라 숨기는 건 아닐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면서, 정작 나는 ‘있는 그대로’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흠, 다시 돌아가서
내가 만든 분위기나 의도가 아니라 그 사람 스스로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길 바라고,
나 역시 타인의 영향 없이 나의 의지로 선택하는 걸 더 가치 있게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의 나는 굳이 의도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관계를 형성한다.
물로 정말 간절한 상황에서는 나도 모르게 어떤 의도를 담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스스로 인식하면 어딘가 불편해지는 감정이 따라온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의도가 분명히 담긴 말과 행동을 자주 보게 되었다.
자신의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의도를 설계한다.
그리고 그 의도는 실제로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키고,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 의도는 과연 옳은 것일까.
사실 이 질문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느냐’의 문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 의도는 ‘조작’으로 느껴질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배려’나 ‘전략’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 말을 조심스럽게 고르는 것 역시 일종의 의도다.
상대가 상처받지 않도록, 더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의도.
이런 경우 우리는 그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성숙한 태도이다.
반면, 상대를 특정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감정을 자극하거나,
정보를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의도는 상대의 선택을 제한하거나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의도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 가인 것 같다.
타인을 통제하기 위한 의도인지,
아니면 관계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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