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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챌린지

[15분 챌린지]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는 방법

윤태영
2026년 5월 7일· 0

우리가 밤을 새워가며 넷플릭스 드라마를 정주행하거나,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특정 브랜드의 신제품 소식을 찾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재미있어서, 혹은 물건이 좋아서일까요? 그 이면에는 인류가 탄생한 이래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은 거대한 설계도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결핍'이라는 요소입니다.

모든 위대한 이야기는 완벽함이 아니라 '무언가 부족함'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모든 것을 가졌고 아무런 고민이 없다면 그 누구도 그의 삶에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소중한 것을 잃었거나, 태어날 때부터 마땅히 가져야 할 권리를 빼앗겼을 때 이야기는 비로소 시작됩니다. 배가 고픈 사자가 사냥을 시작하듯, 마음의 허기를 느낀 주인공이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세상과 부딪힐 때 우리는 그 파열음에 매료됩니다.

이 원리는 소설뿐만 아니라 현대의 브랜드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매력적인 브랜드는 단순히 "우리는 완벽하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세상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혹은 "우리는 이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태어났다"라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제시합니다. 소비자는 그 브랜드가 해결하고자 하는 결핍에 공감하며, 마치 자기 일처럼 그 여정을 응원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이야기의 설계도에는 크게 6가지의 전형적인 유형이 존재합니다.

첫째, '결핍을 향한 여정'입니다. 잃어버린 고향을 찾거나,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길입니다. 둘째, '도플갱어와의 대결'입니다. 나의 가장 어두운 면을 닮은 적과 싸우며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과정입니다. 셋째, '사랑의 덫'입니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넷째, '운명적 선택'입니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갈림길에서 인물이 내리는 결정이 독자의 심장을 뛰게 합니다. 다섯째, '질서의 회복 혹은 파괴'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뒤엎거나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쾌감을 줍니다. 마지막 여섯째는 '시련을 통한 성장'입니다. 아무것도 없던 인물이 고난을 겪으며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시련의 강도입니다. 주인공이 겪는 고난은 그 인물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맞춤형 시련'일수록 빛을 발합니다. 수영을 못 하는 사람을 물에 빠뜨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벼랑 끝에 세울 때 관객은 숨을 죽입니다.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런 굴곡 없이 성공만 한 브랜드보다, 파산 위기를 겪었거나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 이긴 브랜드의 이야기에 우리는 훨씬 더 깊은 애착을 느낍니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처음부터 주인공을 좋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성격이 까칠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는 인물에게 더 큰 호기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럴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우리는 그 인물의 과거와 속마음을 캐내기 위해 더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게 어렵게 이해하고 나면, 그 인물은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내 편이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노력 정당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고생해서 이해한 대상일수록 더 큰 애정을 쏟게 되는 법입니다.

브랜드도 이 '인간다움'을 입어야 합니다. 요즘 시대에 사람들은 완벽하게 매끈한 광고 영상보다, 조금은 투박하더라도 그 브랜드가 왜 세상에 나왔는지(세계관),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철학으로 움직이는지(페르소나)를 더 궁금해합니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SNS 바이럴이 유행이었고, 오늘은 AI가 화두이며, 내일은 또 다른 매체가 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행하는 기술이나 광고 매체는 겉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알맹이는 결국 '사람의 마음'입니다. 수천 년 전 그리스 비극을 보며 울고 웃던 인간의 본성은 지금 스마트폰을 든 현대인에게도 그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결국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는 매력적인 브랜드와 캐릭터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변화하는 유행에 목매는 대신, 변화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결핍을 인정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며, 그 과정에서 겪는 시련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 이 가장 인간적인 서사를 가진 브랜드만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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